이 책은 한국학중앙연구원 장서각 유일 소장본 『숙의가례청등록』의 국내 최초 역주서이다. 『숙의가례청등록』은 1686년 3월부터 윤4월까지 숙종과 숙의 김씨의 가례 과정을 기록한 등록(謄錄)이다. 등록이란 ‘베껴서 기록한다’는 의미로, 조선시대 상설 관청 및 임시기구에서 기록 보존을 목적으로 행정 과정에서 산출한 1차 기록물을 편집한 것이다. 숙의 김씨는 당대 최고 권세가 안동김씨가의 여성으로, 양자였던 연잉군(훗날의 영조)을 키우고 그가 보위에 오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인물이다. 1702년에 영빈이 되어, 각종 역사서에 ‘영빈 김씨’로 더 많이 기록되어 있다. 『숙의가례청등록』은 최초로 조선시대 후궁의 가례를 체계적으로 남긴 기록물이다. 후궁 간택부터 독뢰연 거행, 입궐, 조현례에 이어 가례청 관원에 대한 논상에 이르기까지 전 가례 과정에서 나온 문서를 망라하였다. 이를 통해 조선 후기의 후궁 가례 절차와 왕실 혼례 문화의 일면을 살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