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 어휘론’이란 이름의 학문 분야가 국어학 연구의 한 갈래로 자리 잡은 지 어느새 반 세기의 세월을 넘겼다. 그러나 그동안 ‘국어 어휘론’이란 제목을 붙인 연구 서적이 간행된 것은 겨우 열 손가락을 꼽을 정도로 드물었다. 그 이유는, 첫째는 어휘론 분야에 관심을 두는 연구자가 다른 분야에 비하여 현격하게 적다는 점이요, 둘째는 어휘론의 연구 범위가 음운 체계나 통사 구조처럼 제한된 틀 속에 들어 있는 것이 아니라 계량적으로 숫자를 가늠하기 어려울 만큼 끊임없이 확대되는 열린 구조라는 점이다. 그러나 바로 이런 어휘론의 특성이 참다운 연구자들의 도전을 기다리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최근 들어 어휘론에 관심을 둔 연구자가 점차 늘어가고 있는 추세에 있다. 흥미롭게도 언어 연구의 핵심이 음운이나 문장 구조에 있는 것이 아니라 낱말에 있다고 힘주어 주장하는 소리를 심심치 않게 듣게 되었다. 언어에 대한 문화적, 사회적, 교육적 접근의 중요성이 점점 커지기 때문일 것이다. 어휘론의 미래가 예견되는 대목이기도 하다. 이러한 시대적 분위기를 의식하며 저자들은 국어 어휘론에 뜻을 둔 사람들이 편하게 읽을 개론서를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이 책을 집필하게 되었다. 이 책이 어휘론 연구의 불씨를 지피는 불땀 좋은 불쏘시개가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