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철학 전문서가 그러듯이 맹자의 사상은 흔히 인성론?정치론?교육론으로 구분돼 있었다. 하지만 맹자 자신은 결코 그런 식의 구분을 의식하지 않았을 것이다. 저자는 뭔가 맹자의 사상을 하나로 관통시키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으며, 맹자의 역사 인식과 인성론과 정치관이 별개일 수 없고 생각하였다. 그리하여 그것을 한목소리로 꿰고 싶어 이 책을 써 나아갔다. 맹자는 전국이라고 하는 비이성의 시대를 살아갔다. 굶주린 백성들이 전쟁과 기근으로 죽어나가는데도, 위정자들의 곳간은 그득하고 그들의 마소는 살쪄 있는 것이 맹자가 살아간 일상이었다. 맹자는 이 부조리한 현실의 원인이 인간의 욕망이라고 보았다. 전국이라는 비극의 원인은 위정자들의 욕망이었지만, 욕망은 인간 보편의 문제였다. 때문에 욕망하는 인간 욕망하는 나를 어떻게 이겨낼 것인가가 문제의 근원이라고 맹자는 생각했다. 맹자는 욕망하는 나를 이기는 힘으로 옳음(義)과 따뜻함(仁)을 제시했다. 나의 잘못을 부끄러워하고 남의 잘못을 용감하게 고발할 수 있는 능력으로서 인간은 누구나 ‘옳음’을 지니고 있다고 했다. 또 타인의 아픔을 안타까워할 줄 아는 따뜻함을 인간은 누구나 지니고 있다고 했다. 그래서 이 옳음과 따뜻함은 욕망의 유혹에 사로잡힌 개인과 그들이 모여 만드는 부조리한 현실을 극복할 수 있는 근원적인 힘이 된다고 저자는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