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경(心經)』은 한국 성리학의 특징을 유감없이 보여 주는 문헌이다. 중국이나 일본의 유학자들이 『심경』을 특별히 중시하지 않았던 반면에, 조선시대 학자들은 『심경』에 적극적인 관심을 보여 백 수십여 종에 달하는 관련 저작들을 남겼다. 조선에서 『심경』을 본격적으로 주목한 것은 이황으로부터 출발한다. 이황은 『심경』이 주자학의 순정한 핵심 내용인 심학의 연원과 심법의 정미로움을 담고 있다고 하며 이 책을 공경했다고 한다. 이러한 이황의 태도는 퇴계학파 여러 문하들의 지속적인 연구를 촉발시켰고, 퇴계학파로부터 시작된 『심경』 연구는 인접 학파들에게도 영향을 미쳐 17세기부터는 율곡학파로 확산되었으며, 조선의 양명학파나 실학파 학자들에게서도 『심경』에 대한 논의와 저술들이 발견된다. 『심경』 연구의 역사는 실로 조선 유학사를 방불케 한다. 『심경 철학 사전』은 이러한 지식과 정보를 정제된 형태로 한곳에 체계적으로 요약함으로써 『심경』 연구의 종합적 이해를 돕고자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