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화사상가, 갑오개혁기의 개혁관료, 교육활동가, 비폭력 평화 시민운동가 그동안 월남 이상재에 대한 연구는 그의 활동과 역사적 의미에 비해 다양한 측면에서의 접근이 활발하지 않고, 주로 기독교 사회활동가로서의 면모를 부각시키는 데 초점이 맞추어져 있었다. 영원한 청년, 위대한 야인으로 상징되는 기독교 사회활동가로서의 면모뿐만 아니라 개화사상가, 갑오개혁기의 개혁관료, 교육활동가 또는 비폭력 평화 시민운동가로서의 면모를 부각시키는 접근이 필요하다. 이상재는 청렴결백하고 강직하며, 옳다고 생각하는 일이나 나설 일이 있으면 자기 한 몸을 돌보지 않았다. 일제의 지배를 받는 힘겨운 상황에서 은거하지 않고 지조를 지키며, 교육운동과 시민운동을 통해 청년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주었다. 그는 개화기 우정, 교육, 외교 분야의 개혁 실무관료로 근대적 개혁에 참여하였다. 또 독립협회와 만민공동회를 비롯하여 황성기독교청년회(YMCA), 조선교육협회, 흥업구락부, 신간회 등의 시민사회 조직 운동을 활발히 전개했다. 종교와 교육을 통해 ‘계몽된 시민’을 양성하고, 그들의 활동이 민족의 미래를 여는 근간이 될 것이라는 생각으로 근대계몽운동, 교육을 통한 시민운동, 국내 민족운동에 주력하였다. 1924년 중국 베이징을 방문했을 때 이상재는 중국에 남아 임시정부 일을 해달라는 요청에 “나마저 해외로 떠난다면 국내의 민중은 어떻게 한단 말인가.”라며 거절하였다. 일제의 노골적인 탄압과 일상적인 통제 및 간섭을 피해 해외에서 독립운동을 하는 것 못지않게 일상적으로 일제의 지배를 받으며 은거하지 않고 하루하루 지조를 지키며 사는 것도 높이 평가받아야 한다. 이 책은 시대의 요구와 자신의 양심에 따라 충실하게 살아온 시민사회운동가인 이상재의 삶과 사상을 담았다. 근대로 전환하는 격변기에 끊임없는 자기주도적 학습과 연마를 통해 열정적인 삶을 살아온 그의 삶을 재조명하였다. 저자는 오늘날 독자들이 이 책을 통해 이상재의 신념과 용기를 되새겨보고 현 시대의 사회변동과 희망에 대해 고민하는 계기가 되길 바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