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0년대 민족해방운동에 있어서 사회주의계열을 대표하는 인물 이동휘는 국권피탈 직전에는 국권회복을 위한 계몽운동에 혼신의 힘을 기울였고 일제강점 이후에는 만주·노령지역으로 망명하여 항일투쟁을 전개하였으며, 러시아혁명 이후에는 볼셰비키와 손을 잡고 사회주의 사상도 수용한 급진적인 항일독립운동가 중의 한 사람이었다. 그는 조선후기 지방 하급관리로부터 시작하여 대한제국 무관이 된 후, 직업군인으로 계몽운동을 전개하였고 기독교도를 거쳐 정치가로서 독립운동의 한 방편으로 사회주의운동에도 투신한 다채로운 생애를 보낸 사람으로 1920년대 민족해방운동에 있어서 사회주의계열을 대표하는 인물이 되었다. 그러나 지금까지 이동휘는 다른 저명한 항일독립운동가들에 비해 일방적으로 과소평가되거나 왜곡되어 평가해 왔다. 첫째는 남북한의 분단과 냉전의 전개로 인한 사상적 편견의 문제였다. 둘째는 이러한 정치적 상황이 연구자 및 연구내용에 미친 영향으로서 1차 자료 확보에 어려움을 가져왔으며, 이는 이동휘에 대한 올바른 연구와 평가가 심하게 왜곡되는 결과를 초래하였다. 주로 좌파적 항일투쟁노선을 반대했던 인물이나, 이동휘에 적대적이었던 이르쿠츠크파 공산주의자들에 의한 왜곡된 소문과 기록들에 의해 조장된 측면이 강하다. 이 책은 이동휘의 일생을 체계적으로 재조명하고 그가 걸어간 사상과 활동의 궤적을 추적하였으며, 각 단계의 항일민족운동이 갖는 성과와 한계를 살펴보는 계기가 될 것이다. 또한, 한말 이래 민족해방운동과정에서 시대적 과제 해결을 위해 자신을 변화시키면서 전 생애를 민족독립운동에 바쳤던 실천적 항일독립운동가인 이동휘의 발자취를 살펴볼 수 있다. 일제강점기 민족·사회주의계열의 민족해방운동에 있어서 1차적 공동목표는 ‘일제 타도’라는 반제국주의 투쟁으로 일관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방 후 남한에서 이동휘를 비롯한 사회주의계열 민족운동가들이 민족해방운동선상에서 평가절하되어 있다. 그러나 일제강점기 사회주의계열의 민족해방운동은 사상적 이념운동이 아니라 항일독립운동의 성격을 가지므로 이 시기 사회주의계열 민족운동가들의 항일행적은 마땅히 재평가되어야 한다고 저자는 이 책을 통해 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