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멸망 시기 이에 맞선 절의와 순국의 상징적 아이콘 ‘을사늑약’ 반대투쟁의 선구자이자 자결순국의 상징 우리는 민영환의 전 생애를 통해 사회적ㆍ정치적으로 혼란스러웠던 대한제국 말기 일본에 강제 병합되는 슬픈 역사를 압축적으로 볼 수 있다. 1905년 11월 일제는 대한제국 정부의 각료들을 총칼로 협박하며 ‘을사조약’을 강제 체결함으로써 국권을 강탈하였다. 민영환은 조병세와 함께 조약을 파기할 것을 상소하였으나 일제의 감시와 위협 아래 있던 고종은 이들의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 그 후 평리원 감옥에 갇혀 있다가 석방되었지만 그는 이미 기울어진 대한제국의 운명을 바로잡을 길이 없음을 개탄하였다. 결국 민영환이 할 수 있는 마지막 방법은 자결 순국으로 ‘황은에 보답하고 겨레에 사죄’하며, ‘대한제국을 하직’하는 것이었다. 당시는 민영환과 비슷한 입장에 있었던 고위관료 대부분이 입신영달과 자기변신에 급급하였고 기회주의자들이 판치던 시절이었다. 이들과 달리 양심을 잃지 않고 자결이라는 방법으로 최소한의 자존심을 지켜냈다는 점에서 그의 죽음은 역사적 의미가 크다. 민영환 등 많은 우국인사들의 순국 자결은 일제 침략에 대한 강력한 투쟁 방략의 하나로 자리 잡게 되었다. 나아가 그의 순국은 국권회복을 위한 의병운동과 구국계몽운동이 발흥하는 기폭제가 되었고, 죽음으로서라도 조국과 민족의 독립은 지켜야 한다는 교훈을 남겨주었다. 이 책과 함께 대한제국 최초의 고위관료로서 순국 자결을 통해 국권회복의 메시지를 전달한 민영환의 발자취를 따라가며 나라를 잃는 혼란기 속을 살아내야 했던 사람들의 애환과 시대인식을 살펴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