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조 시대의 조선 13. 정순왕후는 15세에 영조의 계비로 간택되어 긴 궁궐 생활을 시작하였다. 이때 영조의 나이는 66세로, 중전이 된 것은 가문의 영광일 수 있으나 정순왕후 개인에게는 불행이었다. 그러나 정순왕후의 진면목은 순조 대 수렴청정을 통해 드러난다. 정순왕후의 수렴청정은 제도로서 완비되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수렴청정절목’이 제정되어 그 규정에 따라 정치에 참여하였고, 19세기에 연이어 시행된 수렴청정은 모두 정순왕후를 모델로 삼았고, ‘수렴청정절목’을 지침으로 삼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순왕후가 정조와 대립하고, 순조 대에 정조의 체제와 인물들을 제거했으며, 벽파와 경주 김씨를 등용했다고 해서 단순히 악녀로 모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이 책은 여인으로서 정순왕후의 삶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해 보고, 그녀의 수렴청정이 실제 어땠는지 이해함으로써 정순왕후에 대해 새롭게 평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