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익현은 우리에게 너무나도 널리 알려진 역사 속 인물이다. 흥선대원군의 서슬 푸른 10년 세도를 정곡을 찌르는 상소로 탄핵한 기개, ‘내 목은 벨 수 있을지언정 머리털은 자를 수 없다’며 단발령을 질타한 매서운 어록, 대마도에 끌려가 순국한 고고한 충혼 등이 최익현을 상징하는 역사의 한 장면들이다. 또한 최익현은 개화와 외압으로 점철된 내우외환의 암울한 시대상황에서도 드높은 기상으로 강직하게 처신했던 선비형 위인이었다. 불의와 외압에 조금도 굴하지 않고 당당하게 맞선 최익현의 형상은 고난과 역경에 처했던 우리 민족에게 희망과 용기를 북돋아 주는 데 크게 기여하였다. 신분과 이념, 계통을 떠나 전 민족에게 최익현의 이미지가 깊이 각인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면암 최익현은 생전에는 흥선대원군 탄핵의 선봉으로, 사후에는 대한 선비의 사표로, 또 항일투쟁의 선구로 더욱 널리 고양되었다. 국가와 민족이 위난에 처할 때마다 면암의 올곧은 성품과 고고한 기상이 더욱 빛을 발하게 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면암은 유훈을 짙게 드리운 역사의 위인이었다. 그러한 최익현의 생애가 이 책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