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만 독자가 함께한 공지영,
25년 문학 인생에서 길어올린 치열한 사유의 보석들!
전집이나 시리즈물이 아닌 단행본으로만 1000만 부 판매라는 경이적인 기록을 세운, 이 시대 가장 사랑받는 작가 공지영이 25년간의 작가 인생을 돌아보며 20여 편의 작품 구석구석에서 소중히 길어올린 글귀들을 모은 앤솔로지(Anthology, 선집). 저자가 그간 인생의 의미와 사랑의 길, 작가로서의 소명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한 흔적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작가가 선별한 365가지 글귀는 “사랑은 상처를 허락하는 것이”라는 깨달음과 닿아 있다. 이 책은 온몸으로 사랑했기에, 열정을 다했기에 상처투성이라고 느끼는 모든 존재들에게 바치는 위무의 글이며, 그럼에도 사랑이 삶의 본질에 다다르는 길임을 긍정하고 “한 문장 한 문장 읽을 때마다 가슴에 손톱으로 긁는 것처럼 붉은 상처자국이 주욱주욱 그어질 것같이 아픈, 그러면 안 되지만 잃어버리고만 삶의 이면(裏面)을 일깨워주는, 그러나 결국은 사랑이고 믿음이고 희망인 그런 소설”을 쓰고자 했던 25년간의 문학 인생을 결산한 기록이다.
《도가니》와 《의자놀이》를 집필하던 서재와 오래된 흑백 사진들, 성모마리아와 예수의 초상, 아이들과 반려견들의 모습 등 집안 곳곳의 풍경이 23컷의 사진에 담겨 색다른 정취를 불러일으킨다.
1000만 독자가 선택한 이 시대 가장 영향력 있는 작가, 공지영
25년의 문학 인생을 회고하며 소중한 당신에게 건네는 365일간의 선물
침체의 늪에서 허덕이고 있는 문학 시장에서 20여 년간 최고 인기 작가로 자리매김하며, 전집이나 시리즈가 아닌 단행본만으로 통권 1000만 부 판매를 기록한 독보적인 존재감을 지닌 작가 공지영. 이 책은 이 시대 가장 사랑받는 작가 공지영이 25년간의 작가 인생을 돌아보며 20여 편의 작품 구석구석에서 소중히 길어 올린 글귀들을 모은 앤솔로지(Anthology, 선집)로, 인생의 의미와 사랑의 길, 작가로서의 소명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한 흔적과 깨달음의 궤적을 그대로 보여준다.
데뷔 이래 25년간, 전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을 정도로 급속하게 정신적/문화적 지형이 변모해 온 한국 사회에서 늘 화제의 중심에서 베스트셀러를 양산한 작가의 전무후무한 기록은 시대의 아픔을 고뇌하며 세월을 넘어 당대의 독자와 소통해온 남다른 소명의식과 열린 감각을 대변한다.
80년대 말 등단하여, 학생운동과 노동운동에 투신했으나 사회 변혁의 열정이 급속히 사그라진 세상에서 방황하는 주인공들을 내세운 이른바 “후일담 문학”으로 주목받았고, 90년대에는 남성들과 똑같이 교육받고 꿈을 꾸었으나 막상 어른이 된 후 가부장제적 사회 질서 속에서 좌절할 수밖에 없었던 여성들을 다룬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로 페미니즘 작가의 명성을 얻었다. 1994년 《고등어》《인간에 대한 예의》《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세 권이 동시에 베스트셀러 10위권에 들어 대한민국 최고의 베스트셀러 작가로 등극했고 ‘공지영 신드롬’이라는 용어가 생겨나기도 했다. 시대가 변해도 작가의 관심은 늘 사회에서 가장 소외된 사람들을 향했다. 《봉순이 언니》《우리들의 행복한 시간》《도가니》는 가난한 식모, 사형수, 성적 착취를 당하는 장애인 아이 등 사회가 민주화되고 경제가 성장해도 여전히 열악한 현실에서 고통받는 이들의 현실을 생생하게 전달하여 안온한 일상에 길들여진 사람들의 무딘 감성을 날카롭게 후벼 팠다. 특히 《도가니》는 2005년 광주 인화학교 사건을 재점화시켜 이른바 ‘도가니 법’이라는 새로운 법안까지 이끌어 내며 사회를 바꾸는 문학의 힘을 보여주었다. 최근에는 쌍용자동차 문제를 다룬 르포르타주 《의자 놀이》를 통해 신자유주의 시대 노동의 현실을 정면으로 드러내었다.
이처럼 공지영 작가의 작품들은 시대의 절박한 요구를 다루면서 이러한 이야기들을 서사 중심의 드라마틱한 구성, 공감을 자아내는 현실적인 캐릭터, 쉽고 감성적인 문체로 담아내어 세대와 나이를 초월한 폭넓은 지지와 사랑을 받았다. 소설뿐만 아니라 《공지영의 수도원 기행》《빗방울처럼 나는 혼자였다》《공지영의 지리산 행복학교》《네가 어떤 삶을 살든 나는 너를 응원할 것이다》등 개인적 삶을 솔직하게 드러낸 산문집들 역시 개인의 상처와 시대의 아픔을 정면으로 응시하는 정직함, 직설적이고 호소력 있는 문체로 큰 호응을 얻었다. 《도가니》를 비롯한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등 여러 작품이 영화화되어 상업적으로도 성공함으로써 보편적인 감동을 이끌어내는 공지영 문학의 힘을 보여주었다. 이에 대해 소설가 박완서는 일찍이 “평론가의 도움 없이 무슨 소리인지 알아먹을 수 있는 문장”이라는 호평한 바 있고, 작가 스스로도 다음과 같이 자신의 신념을 밝혔다.
“중학생 때부터 가져온 신념이 있었기 때문에 한번도 흔들린 적 없었어요. 중학생 때 쓴 습작 노트에 이렇게 적혀 있더라고요. ‘단문으로 쓸 것, 짧게 쓸 것, 속도감 있게 묘사할 것.’ 기특하게도 그때부터 그런 생각을 했더라고요.” - <2011년 12월 한국일보와의 인터뷰 중>
늘 새롭게 모색하고 타인의 삶에 귀 기울이는 작가는 한일 양국 젊은이들의 사랑과 상처를 그린 《사랑 후에 오는 것들》을 《냉정과 열정 사이》의 인기 작가 츠지 히토나리와의 공동 작업으로 완성함으로써 상당 기간 한국소설을 압도하는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 일본소설에 대해서도 개방적인 자세를 보여주었다. 2011년에는 독특한 형식으로 북한의 납치범과 위안부 경험자, 아우슈비츠 수감자라는 시공을 달리하는 인물들의 상처를 그려낸 <맨발로 글목을 돌다>로 이상문학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데뷔 25주년을 기념하며 펴내는 이번 앤솔로지 《사랑은 상처를 허락하는 것이다》는 이처럼 천만 독자들과 함께한 작가 공지영의 문학 인생을 결산하는 차원에서 그간의 작품들을 돌아보며, 작가가 하나하나 길어 올린 365개 글귀를 모은 것이다. 이는 곧 25년 공지영 문학 인생의 역사이자, 함께해온 독자들에게 바치는 감사의 글이자, 하루에 하나씩 1년을 두고 곱씹을 위무의 언어들이다.
사랑 안에서 길을 잃고 방황한 세월의 깨달음
“사랑은 상처를 허락하는 것이다”
그래도 당신은 내게 사랑해야 한다고 말씀하시는군요. 그것은 두려운 일이 아니라고, 상처받는 것을 허락하는 것이 사랑이라고. (…) 그래요, 그러겠습니다. 그렇게 해보겠습니다. 상처받는 것을 허락하는 사랑을 말입니다. - 02, <빗방울처럼 나는 혼자였다>
25년간 혼신의 힘을 다해 집필한 작품들을 다시 읽으며 한 줄 한 줄 글귀를 뽑아놓고 보니, 모은 글귀들은 작가의 인생을 꼭 닮아 있었다. 작가에게 “세상은 이토록, 이라고 부를 수 있는 사랑을 해보지 않은 사람과, 그런 것들을 기꺼이 버텨낸 사람으로 한 번 더 나누어질 수 있는” 것이었고 “아이든 이성이든 가여운 이들이든 혹은 강아지든, 사람은 사랑 없이 살아가서는 안 되며”, 글쓰기란 “이토록 사랑하는 마음과 연결되어”, “살아 움직이며, 끊임없이 상처받고 치유하고 있는 영혼을 질료로 삼는” 것이었다(215, <빗방울처럼 나는 혼자였다>). 그리하여 작가는 “영원히 잊을 수 없는 소설. 한 문장 한 문장 읽을 때마다 가슴에 손톱으로 긁는 것처럼 붉은 상처자국이 주욱주욱 그어질 것같이 아픈, 그러면 안 되지만 잃어버리고만 삶의 이면(裏面)을 일깨워주는, 그러나 결국은 사랑이고 믿음이고 희망인 그런 소설. 가만히 거울을 들여다보면서, 그래도 난 네가 좋아, 참 좋아, 라고 말하게 만드는 그런 소설”을 쓰고자 했다(08, <별들의 들판 / 섬>).
그동안 작가가 출간한 20여 종의 책들에는 작가의 개인적 상처는 물론, 사람들이 보편적으로 공유하는 사랑과 열정, 슬픔과 좌절의 흔적이 고스란히 배어 있다. 전력을 다해 사랑하고 열정을 바쳤기에 상처투성이라고 느끼는 모든 이들과 함께 눈물 흘리며 낮은 목소리로 성찰과 치유의 기도를 올린다. 그러면서 상처는 열정적인 삶의 산물이기에 피해야 할 것이 아니라, 기꺼이 받아들이고 감내해야 하는 “삶” 그 자체라는 깨달음에 다다른다.
어느 순간 우리는 멈추어 서서 혼란에 빠진다. 내가 더 많이 줄까 봐, 내가 더 많이 좋아하고, 내가 더 많이 사랑할까 봐……. 나 역시 그런 생각을 했고, 사랑한다는 것은 발가벗는 일, 무기를 내려놓는 일, 무방비로 상대에게 투항하는 일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 그런데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그래 더 많이 사랑하지도 말고, 그래서 다치지도 않고, 그래서 무사하고, 그래서 현명한 건 좋은데……. 그래서 그렇게 해서 너의 삶은 행복하고 싱싱하며 희망에 차 있는가, 하고. 그래서 그 다치지도 않고 더 많이 사랑하지도 않아서 남는 시간에 너는 과연 무엇을 했으며 무엇을 하려고 하는가. - 34, <봉순이 언니>
이 책의 마지막 글인 페르시아의 시인 루미의 시를 제목으로 가져온 ‘사랑 안에서 길을 잃어라!’는 작가의 문학 인생을 압축적으로 들려주며 역설적으로 상처투성이 인생을 긍정한다.
사랑 안에서 길을 잃어라!
이 세상에서 제일 힘이 센 사람은 사랑하지 않는 사람이다.
사랑하지 않으면 누구나 강하니까
사랑이 아니었다면 내게 수치심도 굴욕도 없었으리라
어쩌면 더 많은 돈을 모았을지도 모른다.
가야 할 때 가고 와야 할 때 오고 있어야 할 자리에 있고
없어야 할 자리에 없었으리라.
아마도 지혜롭고 현명하며 냉철하고 우아했으리라.
그러나 사랑 안에서 나는 길을 잃었고
헤어진 신발을 끌며 저물녁에 서 있다.
저 멀리 보이는 것이 불빛이었으면 좋겠다.
《사랑은 상처를 허락하는 것이다》에는 이사를 앞두고 4년간 집필 활동을 해온 작가의 집안 풍경을 찍은 사진 23컷이 곳곳에 수록되어 특별한 정취를 불러일으킨다. 《도가니》와 《의자놀이》를 집필하던 책상에서 고개를 들면 눈앞에 바로 펼쳐지는 창문 밖 풍경은 커다란 나무가 푸른 잎사귀들을 드리운 고요하고 평화로운 모습이라 전쟁 같은 현실을 글로 녹여내던 작가에게 큰 위안이 되었을 성싶다. 책이 빽빽하게 가득 찬 서재, 추억을 담아 과거의 시간에 고정되어 있는 흑백 사진들, 기도하듯 경건한 모습으로 책상 앞에 앉은 작가의 뒷모습, 성모마리아와 예수의 초상과 조각들로 아담하게 차린 기도처, 아이들의 사진 그리고 유기견 보호소에서 입양한 개들이 뛰노는 모습에서 그동안 작가의 글에 간간히 드러났던 일상의 흔적을 엿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