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이 동성을 사랑하든, 이성을 사랑하든 내가 거기에 찬성하거나 반대해야 할 이유는 없다. 이런 것들은 '찬성'이나 '반대'라는 말이 유의미하게 사용될 수 있는 맥락이 아니다. 그걸 논의의 대상으로 삼아 찬반을 표하는 그 행위 자체가 해괴하고 괴상한 일이다. 나아가 타인의 법적 권리 행사, 존재의 자연적 사실에 대해 제3자들이 왈가왈부하는 것은 명백한 인권 침해다. 동성애자는 이성애자를 혐오하지 않는데, 왜 이성애자는 동성애자를 혐오하는가?"
- 본문 -
탁월한 윤리적 감수성, 칼날 같은 논리, 유쾌한 웃음으로 그려낸 한국 사회 폭력의 멘탈리티!
탁월한 윤리적 감수성과 폐부를 찌르는 명쾌한 논리를 무기로,
한국사회의 중심부에 완강히 똬리 튼 사이비 자유주의자, 파시즘적 극우주의자들을 향해 순발력 넘치고, 혈기방장한 풍자와 비판의 글을 써온 지식계의 자객, 진중권의 두번째 사회 평론집. 한국의 폭력적 상황에 대한 고발을 통해 학문과 현실 사이의 균열된 틈새를 비집고 종횡무진 가로지르기를 하면서 우리 사회의 망탈리테(정신상태)를 그렸다.
파업이나, 동성애, 사형제도, 지식의 가치 중립성 등 이제까지 일반적으로 당연하다고 여겨져온 이데올로기의 폭력성과 국가의 부당한 권력에까지 날카로운 검을 들이대며, 이에대한 엘리아스, 벤야민, 르네 지라르, 카를 슈미트 등의 학문적인 글을 인용하고 저자 자신의 독특한 코멘트를 덧붙여, 한국 사회의 폭력적인 이데올로기의 허상과 집단주의와 공동체주의의 본질, 자유주의·보수주의의 실상, 거대 언론의 여론 조작, 지식인의 역할 등을 진지하게 논한다.
한 시사잡지의 '엑스 리브리스', 우리 말로 옮기면 '라는 책속에서'라는 뜻의 코너에 연재했던 글을 모아 엮은 이 책은
'엑스 리브리스'라는 말뜻 그대로, 책에 실린 글들이 모두 '인용'과 거기에 붙인 코멘트로 이루어져 있다. 폭력, 죽음, 공동체, 처벌, 성(性), 공포, 민족 등 모두 12장으로 나누어, 60여편의 글을 실은 이 책은 독설과 직설어법, 조롱과 비아냥, 배꼽을 잡게 하는 유머, 풍자, 냉소로 흘러넘치는 진중권의 현란한 글들을 보다 감칠맛나게 엮고있다.
1963년 서울 출생. 서울대학교 미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교 대학원에서 소련의 '구조기호론적 미학' 연구로 석사 학위를 받았다. 독일 유학 후 귀국한 그는 지식인의 세계에서나마 합리적인 대화와 토론과 논쟁의 문화가 싹트기를 기대하며, 그에 대한 비판작업을 활발히 펼치고 있으며 변화된 상황 속에서 좌파의 새로운 실천적 지향점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독일로 유학을 떠나기 전 국내에 있을 때에는 진보적 문화운동 단체였던 노동자문화예술운동연합의 간부로 활동했다. 98년 4월부터는 <인물과 사상>시리즈에 '극우 멘탈리티 연구'를 연재했다. 저서로는 <미학 오딧세이>, <춤추는 죽음>, <네 무덤에 침을 뱉으마 1,2>, <천천히 그림읽기>, <시칠리아의 암소> 등이 있으며 격월 무크지 <아웃사이더>의 편집위원이다.
머리말 - 엑스 리브리스
1장 폭력
마이너스 1의 평화
늑대가 인간이 되는 길
주권자는 누구인가?
신화적 폭력과 신적 폭력
두 개의 권력
폭력 비판
2장 죽음
잇카신주(一家心中)
숭고한 개죽음
불과 칼
정치적 네크로필리아
죽은 자를 심판하라!
죽음의 정치
3장 자유
기쁜 소리, 신약과 선언
세일즈맨은 죽지 않는다
환경빨갱이?
현상수배, 천재를 잡아라
시장의 우상
자유주의의 두 얼굴
4장 공동체
중세인가, 포스트모던인가
철인도덕정치?
애국적 공동체
코뮤니즘에서 코뮈니즘으로
근대와 탈근대의 변증법
공동체주의와 자유주의
5장 처벌
공동체의 복수
범죄 예방이 잔인한 수단, 공포
범죄자를 치료하라?
육체의 훈육
신의 위한 원죄의식
평화로운 폭력
6장 성(性)
반대를 위한 문법적 착각
가증한 일?
인류를 능욕?
그 역겨움에도 불구하고
동성애는 신경증?
게이의 존재미학
7장 지식인
의미와 사용
어떤 삼단 논법
어떤 통일전선
지식인의 묘비?
자기의 테크놀로지
8장 공포
우익이 무서워
평양 나비의 날개짓
6.25는 통일전쟁?
우요꾸(右翼)와 춤을
미국을 위한 인종주의
춤추는 반공
9장 정체성
정체성으로서의 예비역
민족중흥의 역사적 사명
시민 길들이기
개새끼의 존재미학
패거리의 정체성
10장 민족
혈통에서 시민적 연대로
민족주의와 일상적 파시즘
11장 힘
터키 인형과 난쟁이
해석의 싸움
사건 - 기계
정의와 힘
12장 프랙털
오페라의 망령
별꼴이 반 쪽이야
우리들의 찌그러진 영웅
모욕당하지 않을 권리
시(詩)여, 덧없음을 독점하세요
프랙털
후기 - 광대의 철학
진중권론 - 진중권과 함께 별밭을 우러러본다 / 노혜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