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선이 늘씬하게 잘 빠진 고려 청자와 조잡한 싸구려 옹기가 한데 어우러지고, 누렇게 변한 한가로운 옛 문인화와 이름 모를 서투른 정물화가 나란히 걸려 있는 곳.(…) 잿빛 스님이 휘적휘적, 카메라 든 외국인이 두리번두리번, 소박한 가게의 고풍스런 서까래와 모던한 인테리어 장식이 동시에 눈을 잡아끄는 곳. 향 냄새, 된장 냄새, 꽃 냄새, 그리고 사람 냄새…….

한국을 대표하는 살아있는 박물관, '인사동 길'을 한 권의 책으로 담았다. 안국역 입구에서부터 종로 3가의 탑골공원까지 연결되어 있는 큰길, 그리고 그 옆의 조계사 길에 쭉 늘어서 있는 가게들과 골목골목마다 숨어 있는 전시관 3백 70여 군대를 소개했다. 사람 냄새 물씬나는 다채로운 풍경들, 토종과 퓨전이 공존하는 인사동 특유의 분위기를 그대로 느낄 수 있다.

책은 안국역 입구에서부터 종로 쪽으로 내려왔다가 길을 가로질러 다시 안국역 쪽으로 올라가는 구성이다. 발길 닫는 대로 어슬렁어슬렁 마치 실제 인사동 길을 구경하는 기분이 든다. 가게마다 자세한 소개와 주인이 각별히 추천하는 물건들이 예쁜 사진으로 담겨져 있다. 마음에 드는 가게를 발견하면 직접 찾아갈 수 있도록 지도를 그려 놓았고, 인덱스가 있어 가게 이름이나 분야별로도 찾아 볼 수 있다.

반년 동안 인사동 헤집고 다니기 / 이영미 
인사동을 구경하기 전에 
인사동 촌평 1·인사동, 어린 시절의 추억을 찾아서 / 유양옥 
1구역('소심' 에서 '꼬세르' 까지) 
2구역('마더벰부' 에서 '다예원' 까지) 
인사동 촌평 2·옛날 인사동에는 누가 살았나 / 이규태 
3구역('사문당' 에서 '상고재' 까지) 
4구역('동서고미술점' 에서 '예고재' 까지) 
인사동 촌평 3·21세기, 인사동을 어떻게 할 것인가 / 이어령 
5구역('우리 그리운 날은' 에서 '모로 갤러리' 까지) 
인사동 촌평 4·내가 인사동을 배회하는 까닭 / 김주영 
6구역('공공아트센터' 에서 '한보공예' 까지) 
인사동 촌평 5·현대 미술의 메카. 인사동 / 김종근 
7구역('예촌' 에서 '미라보' 까지) 
8구역('남원추어탕' 에서 '사비' 까지) 
9구역('종로떡집' 에서 '박당표구사' 까지) 
인사동 촌평 6·우리의 인사동과 그들의 노팅힐 / 김재규 
10구역('두레멍석' 에서 '초대화랑' 까지) 
11구역('보구자와' 에서 '종로 갤러리' 까지) 
12구역('보원요' 에서 '사천' 까지) 
인사동 촌평 7·인사동 안의 인사동, 아원공방 / 천호균 
인사동 촌평 8·책방을 순례하던 시절 / 김영복 
13구역('학고재' 에서 '서울에서 첫번째로 잘하는 전통찻집' 까지) 
14구역('운림당필방' 에서 '본화랑' 까지) 
사라진 인사동의 유적을 찾아서 / 박경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