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에서 근무하는 에드워드 스티븐스, 그는 출판사에서 아끼는, 황금알을 낳는 인기작가의 원고에 딸려 있는 한 사진을 보고 아연실색한다. 17세기 독살 범인의 모습이, 오래된 팔찌까지 틀림없는 제 아내 마리였기 때문이다. 부인 독살이 유행처럼 번졌던 17세기와 현대가 야릇하게 맞물리며 묘한 긴장감을 더하는 제1급 미스터리. 괴기로 채색된 독자적인 세계를 구축한 미국 최고의 미스터리.
《화형법정》은 존 딕슨 카가 1937년에 발표한, 탐정소설의 황금시대를 마지막으로 장식하기에 어울리는 걸작이다. 미국식의 캐치프레이즈를 사용한다면, 이 소설은 훌륭한 서스펜스 소설이자 뛰어난 괴기소설이며 또 1급 미스터리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화형법정》에서 작가가 시도한 취향의 하나는, 17세기의 독살마 브랑빌리에 후작부인과 그녀를 둘러싼 인물들의 요상한 인과관계를, 1927년 미국의 한 시골저택의 인물관계에 대비시켜서 이중배역적인 재미를 노렸다.
1906년에 영국인을 부모로 미국에서 태어났다. 청년시절 파리에서 보헤미안적인 생활을 보내면서 몇 편의 통속 역사소설을 썼지만 모두 마음에 들지 않아 불태워버렸다고 한다. 1930년 뉴욕으로 돌아가「밤을 걷다」를 발표하여 큰 호평을 받고 그때부터 미스터리 작가가 되었다. 1933년부터는 카터 딕슨이라는 이름으로도 작품을 쓰기 시작하여「모자수집광 사건」「흑사장 살인사건」「수도원 살인사건」「세 개의 관」「유다의 창」「독자여 속지 말라」「구부러진 경첩」「초록색 캡슐의 수수께끼」「황제의 코담배갑」「귀부인으로 죽다」「비로드의 악마」「급소치기 대장」등의 작품을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