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토니 모리슨의 퓰리처상 수상작. 노예제도의 폭력에 맞선 한 여인의 파괴적인 모성애를 다루고 있다. 이 소설은 1856년 미국 신시내티에서 마가렛 가너라는 흑인 여자노예가 탈출한 지 하루 만에 노예사냥꾼에게 붙들릴 위기에 처하자 가장 사랑하던 막내딸의 목을 단칼에 베 죽이고 나머지 아이들까지 살해한 뒤 자살하려다 붙들린, 실제 일어났던 영아살해사건이 소재가 되었다.
당시 노예제도의 비인간성을 대변한 것으로 충격을 던졌던 이 사건으로부터 모리슨은 소설을 풀어나간다. 엄마(시드)의 참혹한 행위를 미화하지 않고 사건의 감상적 측면을 잠재우는 대신, 그 상처를 짊어진 채 살아야 하는 시드의 남은 인생을 지켜보며 변명의 기회를 주고 끔찍한 죄과를 치르게 만든다. 그러면서도 그런 과거를 지닌 채 미치거나 죽어버리지 않고 계속 살아가는 그의 강인함에 찬탄을 금치 못하게 함으로써 결국 시드를 경외하고 사랑하게 만든다. 흑인노예를 ‘선한 피해자’라는 평면적 캐릭터로 그리지 않고 그들 속의 악을 지적하는 동시에, 그 뒤의 역사와 사회제도의 모순을 돌아보도록 만드는 데 모리슨의 거장다움이 있다.
노벨문학상 수상자이자, 몇 달 만에 1천만 부가 팔려나갈 정도로 대중적인 작가인 저자는 1931년 오하이오주의 로레인에서 태어났다. '흑인들의 하버드'인 하워드대학교를 졸업하고, 코넬대학교에서 버지니아 울프와 윌리엄 포크너 연구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대학에서 영문학을 가르쳤으며, 랜덤하우스 출판사에서 편집자로 일하면서 본격적으로 작품을 쓰기 시작했다. 역사와 신화, 세속적인 것과 환상적인 것을 이음새 없이 매끄러운 한 편의 음악으로 엮어내는 탁월한 이야기꾼인 그녀는 1988년에「빌러비드」로 퓰리처상을, 1993년에「재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 그 외의 작품으로는「가장 파란 눈」「술라」「솔로몬의 노래」「타르 베이비」「파라다이스」등이 있으며, 현재 프린스턴대학의 로버트 F. 고힌 기금 교수로 재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