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역사의 주류로부터 소외된 비주류의 역사를 간추려 한 권의 책으로 펴냈다. 저자는 그동안 애써 챙기기도 그렇고 그냥 버리기도 아까워 구석에 던져두었던 잡문들을 모아 조선의 뒷골목 풍경을 생생하게 재현하고 있다. 왕조의 건국과 몰락, 정치 현장에서의 암투 등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는 기존의 역사서와 확연히 구별되는 이 책은 오히려 실제 역사에 더욱 가까이 다가간다.
민중의들의 활약상을 통해 의료혜택에서 소외된 민중들의 고단한 삶을, 도적떼의 출현에서 '유전무죄 무전유죄'의 뿌리 깊은 부조리를, 도박의 성행에서 우연과 불확실성이 똬리를 틀고 있는 세상사를, 타락한 과거장의 모습에서 고시열풍에 휩싸인 일그러진 우리의 모습을 읽어내는 저자의 시선은 과거의 삶에 활기를 불어넣는다. 하찮은 주제에 대한 시시한 잡문에 불과하다고 하지만, "민족이라는 거대 담론에 가려진 상놈 말똥이, 종놈 소똥이, 여성 말똥이들"의 삶을 들여다보고자 했다는 저자의 주장이 자못 의미심장하다.
조선시대의 개인 문집을 비롯하여 「백범일지」「조선왕조실록」「황성신문」 등 광범위한 자료를 읽고 해석하는 저자의 자세는 흡사 탐정이나 추리소설가와 같다.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던 이야기가 가치 있는 저작으로 탈바꿈할 수 있었던 것은 해석을 보태고 살을 붙여 풍부한 이야기로 완성시킨 저자의 노력 덕분일 것이다. 이미 2001년, 「조선 사람들, 혜원의 그림 밖으로 걸어나오다」로 좋은 평가를 받았던 강명관 교수의 두 번째 작품이다.
저자소개
1958년 부산 출생. 부산대학교 국어교육과를 졸업하고, 한국정신문화연구원 한국학대학원에서 석사를, 성균관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부산대학교 한문학과 교수로 재직중이다. 저서로《조선후기 여항문학 연구》(창작과비평,1997)《조선시대 문학예술의 생성공간》(소명출판,1999)이 있고, 편서로 고미숙과 공동 작업한《근대계몽기 시가자료집》1,2,3(성균관대학교 대동문화연구원,2000)이 있다.
전작에서 "조선후기 서울의 도시적 분위기에서 활동했던 여항인들의 역사적 실체와 그들의 문학을 검토하여 조선 후기 한문학의 연구 지평을 넓힌 역저(《조선후기 여항문학 연구》-문화일보)" "풍속사, 사회사, 음악사, 미술사를 포괄하는 방대한 지적 편력을 담아내고 있다. 정작 문학 텍스트 자체에 논의를 거의 할애하지 않았는데도, 논의 전개 과정에서 그 시대와 함께 문학 텍스트의 의미가 생생하게 떠오르는 것은 참으로 흥미롭다(《조선시대 문학예술의 생성공간》-한양대 정민)" 등의 평을 받은 바 있는 저자는, 앞으로의 작업을 기대하게 만드는 한문학계의 주목할 만한 인물이다. 이 책에서 광범한 지적 편력을 바탕으로 새로운 풍속사 읽기를 시도한 저자는, 현재 방대한 자료를 바탕으로 책의 역사에 관한 저서를 집필중이다.
목차
서설 : 잊혀진 조선 사람들의 역사를 위하여
1. 수만 백성 살린 이름없는 명의들 - 민중의
2. 모이면 도적이 되고 흩어지면 백성이 된다 - 군도와 땡추
3. 투전 노름에 날새는 줄 몰랐다 - 도박
4. 마셨다 하면 취하고, 취했다 하면 술주정 - 금주령과 술집
5. 타락과 부정으로 얼룩진 양반들의 잔치 - 과거
6. 누가 이 여인들에게 돌을 던지는가 - 감동과 어우동
7. 서울의 게토, 도살면허 독점한 치외법권 지대 - 반촌
8. 조용한 아침의 나라를 뒤흔든 무뢰배들 - 검계와 왈자
9. 조선 후기 유행 주도한 오렌지족 - 별감
10.은요강에 소변 보고 최음제 춘화 가득하니 - 탕자
보론 : 옛 서울의 주민구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