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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라리 난장 1
- 저 자 : 김주영 저
- 출판사 : (전송권없음/교체용)eBook21.com
- 출판일 : 2002-04-24
- 공급사 : 오피엠스
- 공급일 : 2016-10-27
- 모바일 : 지원가능
- 용 량 : 762.12KB
- 유 형 : EPUB
- EAN : 5550203006100
누적 대출 : 2l대출 : 0/3l예약 : 0/3
작품소개
아버지 말대로라면, 그의 조부는 열 여섯 살 때부터 물치어장을 비롯한 혼천 등지의 장터를 조랑말 두 필로 발서슴한 소문난 선질꾼 이었다. 그때는 대개 밤길을 도와 이동했으므로 그의 조부가 격투를 벌여 사로잡은 호랑이도 둘이나 되고, 개호주까지 합치면 그 가죽이 한 축은 될 것이라 했던 기억을 떠올리며 텅 빈들에 혼자서 있었다.
삼십대 이르러 조부는, 농사까지 팽개치고 홀딱 벗은 선질꾼으로 나서자 치부한 다음 서울로 이주했기 때문에, 창법 자신뿐만 아니라 아버지의 고향은 서울인 셈이었다. 어쩌면, 이곳이 옛 장터였다는 지표석(址慓石) 이라도 꽂혀 있음직하여 노둑길을 따라 살펴보았으나 헛수고였다.
며칠 전에 우연히 장터 어물전 바닥에서 뒹굴고 있는 신문지를 주워 본 일이 있었어. 그 신문 일면에 커다란 컬러 사진 한 장이 게재되어 있었어. 직장에서 해고당하고 가정에서 내쫓김을 당한 수십 명의 사회적 망명자들이 서울역 구내에 설치된 간이의자에 줄지어 앉아 새우잠을 자고 있는 장면이었어. 흡사 오늘날 가장들이 겪고 있는 좌절과 고통이 이것입니다 하고 사열을 받고있는 것 같아서 바라보고 있을수록 쓸쓸한 영상이었지. 나와도 무관하지 않은 동병상련이어서 자연 오래 들여다봐지더군. 매우 착잡했었지. 지난날에 그들은 물론 한 가정의 대들보였고 걸어다니는 보증수표였잖아. 물리적으로는 역 대합실이 밤중에도 춥지 않다는 이유가 크겠지만, 그 많은 사람들이 왜 화필이면 서울역 대합실을 찾아와 노숙하고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 운동의 상태를 언제든지 지속시켜야 한다는 관성(慣性)의 중압감 때문에 어디든 떠나갈 수 있는 곳인 서울역까지 나갔던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어. 운동해야 한다는 관성에 떼밀려 그곳까지 나오긴 했는데 그러나 막상 갈곳이 없다는 현실을 깨닫게 되면서 관성에 대한 대항력(對抗力)을 잃어버린 자신을 발견하지 않고 정지되어 있는 그들은 그래서 나무 그늘에 앉아 졸고 있는 노인들의 모습보다 더욱 처량해 보였던 것이 아닐까......
저자소개
1939년 경북 청송 출생. 1965년 서라벌 예대 문예창작과 졸업.
1971년 「월간 문학」에 「휴면기」 당선.
1983년 한국소설문학상, 1984년 유주현 문학상,
1993년 대한민국 문화예술상 문학부분, 1996년 제8회 이산문학상,
1998년 제6회 대산문학상 수상
장편소설 「객주」「아들의 겨울」「천둥소리」「외설춘향전」「야정」「화척」「홍어」「고기잡이는 갈대를 꺾지 않는다」
작품집 「새를 찾아서」「겨울새」등이 있다.
목차